｢자동차매매약관｣ 개정에 대한 경영계 입장

 2007. 5. 23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는 ｢자동차매매약관｣의 개정을 검토 중이라고 발표하였다.
 
 건전한 거래질서 확립을 위해 표준약관의 내용을 재검토 하고 보완하는 것은 공정거래위원회의 본연의 임무로서 해야 할 바이다. 그러나 이번 ｢자동차매매약관｣의 개정은 노동조합의 무리한 요구를 무조건 수용하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으므로 전면 재검토 되어야 한다.
 
 소비자가 빠른 시기에 제품을 인도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명분 아래 ｢자동차매매약관｣ 상의 면책조항을 삭제하는 것은, 노동조합의 파업을 조장하고 법치주의의 근간을 훼손하는 위험천만한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약정된 시기에 완성도 높은 제품을 인도받아야 할 소비자의 권리는 결코 무시되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그러한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수단을 선택함에 있어서는 그 수단을 선택함으로 인해 초래되는 각종 문제점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선행되어야 한다.
 
 노동조합이 쟁의행위를 감행하여 자동차의 출고가 늦어지는 경우에도 사업자가 책임을 져야한다면, 기업으로서는 노동조합이 불법적인 파업을 하던 합법 파업을 하던 자동차의 출고지연을 막기 위해 무조건 노동조합의 요구를 들어주는 것 외에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다.
 
 불법파업을 감행하는 노동계 또는 노동조합의 책임에 대해서는 눈을 감고, 파업으로 인해 제품 출고가 지연된 사업의 사용자가 무조건 책임을 져야 한다고 하는 것은 매우 불공정하고 부당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독일 등 선진국의 경우에도 불법 파업은 물론 합법적인 파업이 일어나서 상품의 인도가 지연되거나 불가능하게 된 경우에도 사용자의 책임이 면제된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며,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의 ｢표준운송약관｣도 노동조합의 파업을 불가항력적인 사유(uncontrollable event)로 규정하고 있다.
 
 경영계로서는 우리 산업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대표적인 제조업인 자동차 산업에서 불법파업에 대해 사용자가 책임지도록 하는 선례가 남을 경우 다른 산업 전체에 엄청난 파급효과를 미치게 될 것이라는 점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경영계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자동차매매약관｣상 불법파업에 대한 면책조항을 삭제하려는 것은 재검토 되어야 하며, 기업의 법 준수를 요구하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오히려 불법을 조장하는 우를 범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