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형 간염 악화 업무상 재해인정 행정법원 판결에 대한 경영계 입장

- “과로로 인한 B형 간염 악화 업무상 재해인정 의학적 전문성을 결여한 것”

 최근 업무상 과로나 스트레스로 B형간염이 급격히 악화돼 숨졌다면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야 한다는 행정법원 판결이 나왔다. 그러나 금번판결은 “현재까지 과로나 스트레스와 간 질환 악화의 인과관계가 의학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는 대한간학회 및 관련 의료계의 전문적 의견을 무시한 판단일 뿐만 아니라, 이를 바탕으로 한 대법원의 일관된 입장을 뒤집는 것으로서 경영계에서는 수용하기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금번 행정법원의 판결은 대한간학회의 공식보고서를 인정하지 않는 이유로 보고서 수행이 단지 근로복지공단의 의뢰에 의하여 이루어졌다는 점을 들고 있는데 이는 근로복지전담 공공기관인 근로복지공단과 의학전문가 집단인 대한간학회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판결의 내용도 아무런 의학적 근거 및 전문성을 바탕으로 하고 있지 않는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는 바이다.

 또한 판결 내용 가운데 “대한 간학회의 보고서가 근거로 제시한 외국 연구들은 육체적 활동이 간 질환을 악화시키지 않는다는 연구일 뿐 육체적 과로가 간질환을 악화시키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한 연구라고 할 수 없다”는 내용은 현재 일반적인 의학계의 입장과 배치되는 것이다. 

 한편 같은날 국가인권위원회에서는 B형간염 바이러스 보유자의 채용차별과 관련하여 의료계 및 대한간학회, 보건복지부 등 전문가 의견조회를 실시하여 “일반통념과 달리 과로나 스트레스가 간질환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의학적 인과관계가 현재까지 의학적으로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고, B형간염의 업무적합성 관계를 판단할 때 일반인의 통념보다 의학적 전문견해를 더 존중해야 한다”는 행정법원의 판결과 상이한 입장을 제시하였다.

 경영계 입장에서는 같은날 이루어진 두 국가기관간의 상반된 판결로 인하여 B형간염 바이러스 보유자 신규채용 및 인력관리, 건강관리 측면에서 상당한 혼란과 부담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금번 행정법원 판결이 상급법원에서 그대로 인정될 경우 그동안 B형간염자에 대한 잘못된 인식으로 고용을 꺼려왔던 기업들의 새로운 인식전환에 찬물을 끼얹게 될 뿐 아니라, 결국 이로 인한 피해는 모두 새로이 고용시장에 진입하려는 B형간염 보유자에 돌아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금번 행정법원 판결은 의학적 전문성을 전혀 고려치 않는 무리한 판결인 만큼 상급법원이 마땅히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