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을 중심으로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만, 여전히 2% 초반의 저성장이 전망되고 있으며 더딘 내수 회복세, 국제정세 불안 등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이마저도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런 가운데 노동계와 일부 대기업 노조들은 올해도 과도한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미 임금 수준이 높은 대기업 근로자의 지나친 임금 인상은 기업 경쟁력을 저하시킬 뿐 아니라, 우리 사회의 갈등을 유발하고 일자리 미스매치 심화 등 다양한 부작용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됩니다. 심지어 일부 기업에서는 실적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노조가 관성적으로 높은 임금인상과 성과급을 요구하고 있어 더욱 우려스럽습니다. 우리 노동시장의 임금격차 확대가 지난 20여년간 대기업 임금이 너무 높게 상승한 것에 주로 기인하는 점을 고려할 때, 지금은 고임금근로자 임금을 더욱 높이기 보다는 임금안정을 통해 청년고용 확대 등을 도모해야 할 시점입니다.
우리 경제는 향후 1%대 성장이 일상화되어 중장기적인 저성장의 늪에 빠질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까지 나오고 있는 현실입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노동생산성 향상 같은 총요소생산성의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우리 근로시간이 크게 감소하여 이미 OECD 평균 수준에 근접했고, 성장의 시대적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과거처럼 양적 투입 위주의 경제성장이 어려워진 現상황에서 생산성 제고는 필수적입니다. 우리 시간당 노동생산성이 아직도 OECD 평균의 74.2%, G7의 61.9%에 불과한 현실과, 업무에 ‘적극적으로 몰입한’ 근로자 비율(12%)이 125개국중 107위에 불과하다는 조사결과(갤럽) 등을 고려하면, 업무 효율성 제고와 임금체계 개편을 통한 생산성 향상은 매우 시급한 과제입니다.
이에 경총은 기업의 2024년 임금정책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 다음과 같이 권고하오니, 적극 반영해 주시기 바랍니다.
－ 다 음 －
첫째, 고임금 근로자의 2024년 임금은 최소한의 수준으로 인상하고, 실적이 좋은 기업의 경우 일시적 성과급 형태로 보상하되, 사회적 격차를 심화시킬 수 있는 과도한 성과급은 자제할 것을 권고한다.
올해 대기업 고임금 근로자의 임금 조정은 가급적 최소한의 수준으로 인상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대기업·정규직 중심의 누적된 고율 임금인상에서 비롯된 임금격차는 일자리 미스매치를 유발하고 사회적 갈등을 심화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지난해 높은 실적을 거둔 기업은 일시적 성과급 형태로 근로자에게 보상하되, 과도한 성과급 책정은 자제할 것을 권고한다. 좋은 실적을 거둔 기업이 근로자들에게 보상을 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문제가 없으나, 고임금 근로자에 대한 고액의 성과급이 상대적 박탈감을 확산시키고 사회적 격차를 한층 심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좋지 않은 실적에도 불구하고 노조가 관성적으로 높은 임금인상과 성과급을 요구할 경우, 이에 응하지 않는 것이 적절하다.
둘째, 고임금 대기업은 임금안정을 기반으로 청년 고용 확대와 중소협력사의 경영여건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을 권고한다.
우리 노동시장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비교적 양호한 회복세를 보이고는 있으나, 산업현장의 구인난과 청년층의 취업난이 겹치는 일자리 미스매치가 심화되고 있다. 지나치게 높아진 우리 대기업 임금 수준이 청년들을 대기업 취업에만 몰두하게 만들어 청년층의 실업난을 심화시키는 동시에 중소기업의 청년 채용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고임금 대기업의 과도한 임금인상은 일자리 창출능력의 약화와 미스매치 악화로 이어져 국가 전체의 고용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 이에 기업들은 고임금 근로자의 임금 안정을 통해 청년 채용 확대와 중소협력사의 경영여건 개선을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을 권고한다.
셋째, 근로시간과 성과가 비례한다는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업무효율성 제고를 통해 근로시간은 더 줄이고 성과는 높여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인사관리를 강화하도록 노력한다.
우리 근로시간이 비약적으로 감소하여 이제 OECD 평균에 근접하였으나, 생산성 향상은 아직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기업은 적절한 업무 배분과 권한 부여를 통해 근로자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한다. 특히, 관행적으로 이루어지는 비효율적 업무 프로세스(ex. 불필요한 회의, 보고)는 생산성 저하와 근로시간을 길게 만드는 요인인 바, 이를 개선해 나간다. 근로자가 업무시간에 집중하지 않는 근무윤리 저하 또한 불필요한 연장근로를 유발하는 주요 요인으로, 업무시간을 사적 용무에 사용하는 등 비업무적 활동으로 낭비되는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여야 한다.
넷째, 일의 가치와 성과를 기반으로 하는 투명하고 공정한 평가 및 임금체계를 시급히 구축하여 적용하고, 저성과자가 보다 더 나은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지원 및 관리를 강화하여 조직문화와 생산성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한다.
생산성과 연계되지 않은 일률적인 보상 위주의 연공형 임금체계에서 벗어나, 일의 가치와 개인의 성과, 기업의 실적을 반영하는 직무‧성과중심 임금체계로의 개편은 공정하고 유연한 노동시장으로 나아가기 위한 최우선 과제이다. 근로자들이 적절한 근로시간 동안 충분한 생산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성과에 연계한 평가 및 임금체계를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시급히 구축한다. 저조한 평가 결과가 지속되는 구성원에 대해서는 성과와 역량을 제고할 수 있도록 지원 및 관리 체계를 강화한다. 이를 통해 기업의 생산성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조직문화 개선을 도모할 수 있도록 인사관리 시스템을 정비하기 위해 노력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