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관계의 근간을 흔드는 노조법 개정안은 반드시 철회되어야 한다

12월 20일(금)에 예정된 환노위 법안심사소위에서 김성태 의원 등이 대표발의 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들이 통과될 것이 유력하고 노동계가 이를 강력히 지지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본 법안들은 지금까지 노사정의 대화와 합의로 만들어지고 각고의 노력 끝에 산업현장에 안정적으로 정착한 근로시간면제제도와 교섭창구단일화제도를 사실상 무력화시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경영계는 충분한 사회적 대화나 합의가 없는 상태에서 노동계의 일방적 주장만 받아들인 위와 같은 법안들이 통과 운운되는 것에 충격을 금할 수 없으며, 다음과 같은 이유로 위 법안들이 철회되어야 한다는 것을 강력히 주장한다.

첫째, 근로시간면제제도는 유급전임자의 폐해가 노사관계를 심각하게 왜곡하고 있다는 문제의식 하에 이를 바로잡기 위해 13여 년간에 걸친 사회적 대화와 합의를 통해 만들어진 제도이다. 이를 사실상 무의미하게 만들고 노조전임자에게 급여를 지급하는 것을 허용하는 것은 부패한 과거로 되돌아가자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둘째, 상급단체 파견자에 대하여 근로시간면제를 인정하는 것은 개별 사업(장) 단위를 넘어서는 상급단체 활동까지 개별 기업 사용자의 부담으로 하려는 것이며, 이는 개별 사용자에게 특정 상급노조를 지원하도록 강요하는 것과 다름없다.

셋째, 근로시간면제 대상 업무를“노동조합 활동”으로 추상화하여, 노조법 이외의 관련 법률상 활동과 파업 등 쟁의행위를 비롯한 노동조합의 모든 활동을 유급으로 하겠다는 것으로 노조활동과 관련한 사용자의 부담을 지나치게 가중시키는 것은 물론 근로시간면제제도의 기본 취지에도 위배되는 것이다.

넷째, 초기업단위 교섭의 경우 창구단일화 절차를 적용하지 않도록 하는 것은 초기업별노조와 그 지회나 분회들이 사실상 창구단일화 체제의 적용에서 벗어나도록 하겠다는 것으로서 이는 단체교섭 창구단일화제도를 무의미하게 만들고 노동조합간의 형평에도 어긋날뿐 아니라 장차 노사간 또는 노노간 갈등의 원인이 될 것이다.

위와 같은 법안들이 통과될 경우 우리 노사관계의 근간이 무너지는 것은 물론, 노동조합 활동의 건전화와 기업의 경쟁력 강화가 발목 잡히는 매우 불행한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이런 중대한 문제를 노동계의 명분과 주장만을 반영하여 법률로 만들겠다는 것을 어찌 올바르고 책임 있는 입법권의 행사라 볼 수 있겠는가.

이러한 깊은 우려 속에 경영계는 해당 상임위원회 소속 의원들, 나아가 국회 전체에 위 법안들에 대한 신중한 처리를 촉구하는 바이다.